최근 계속 되는 잠설침에 피로가 누적되었던 탓일까? 여자친구와의 전화를 끊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정말 간만에 푸욱 잔 것 같다고 생각하고 기상을 해서 아침을 맞이 했다. 나의 아침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 자는 아씨 깨워서 출근 시키기...
전화를 들었다.
‘Who knows how long I've loved you? You know I love you still~♬’
경쾌한 리듬의 통화연결음을 들으면서 내가 잠을 깨는 지도 모르겠다.
“잘 잤어?” ^0^
“..” -_-
“벌써 8시가 한참 넘었는데.. 일어나야죠?” ^0^
“나 어제 4시까지 못 잤어.” -_-
“그래? 잠 안 오면 오빠한테 전화하지 그랬어?” -_-;;
“문자 보냈잖아.” ㅜ.ㅜ
“미안! 못 듣고 잤나 봐.” -_-;;;;
“..” -_-
“알았어. 5분 있다 다시 전화해줄게 조금 더 자요.” -_-;;
냉큼 통화모드의 휴대폰은 문자확인모드로 변환하여 내용을 확인했다.
“왜 이렇게 잠이 안 오는지 모르겠어. 심란해서 그런가 봐. 기냥 그래.”
보낸 시각 새벽 2시 13분 --;
평소 자다가도 문자 오는 소리에 깰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운 내가 어제는 간만에 푸욱 자버린 것이다. 나는 잠많은 잠팅이가 잠을 왜 못 잤는지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당장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깨워서 출근시키는 수 밖에.
보통 출근해서 밤새 쌓여 있는 스팸메일들과 정보성 메일들을 가려내고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메일들 중에서 오늘 일과에서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나서 개인적인 메일을 확인하는 순서로 업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어느 메일 보다 여자친구의 메일이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제목 : 불면의 밤
보낸이 : 여자친구
보낸시각 : 2005-02-02 03:06
내용은 짐작했던 대로 어젯밤 통화내용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 잠이 오지 않는다.
자기도 나를 조금 더 이해를 하려고 노력할 테니, 나에게도 그런 노력을 함께 해주면 좋겠다.
여자친구는 나와 띠동갑이다. 12살이 어리거나, 많지도 않다. 주위에서 전문용어로 “동갑내기”라고 말해주지만 난 그냥 우리를 띠동갑이라고 부른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분명 띠동갑이 맞기 때문에...
2005년 들어 우리는 나란히 20대의 아홉 수를 살짝 넘어버린 스물 열 살이 되어 이제는 20대 후반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고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나이란 넘 앞에서 여자는 왜 그리 약해지는지...
물론 여자친구의 고민이 단순히 나이가 드는 걸 걱정하는 건 아니다. 내가 나이만 많이 먹었지 아직 준비를 해 두지 못해서 올해로 계획을 세워두었던 “우리둘이 한 집 살기 프로젝트(한/살 프로젝트)”의 실행 여부가 확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나의 결단력이 부족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도 빨리 결혼을 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난 아직 대학교 졸업도 하지 못했고, 취업한지는 아직 1년도 되지 않아 모아둔 돈이 조금(?) 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프로젝트에는 진행비라는 게 따르게 마련인데, 이 진행비가 넉넉하게 책정이 되면 프로젝트 진행은 순풍 받은 배처럼 잘 나아갈 수가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참 난감한 일이 여러 가지이다. “우리둘이 한 집 살기 프로젝트(한/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점심 저녁값을 최대한 아끼면서 매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고는 있지만 우리 부모님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이는 서울에서 작은 방 한 칸 얻는 것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집안 사정을 전혀 모르는 내가 아닌지라 집에다가 딱 부러지게 말을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자친구도 멀리 대구까지 인사를 다녀왔고 올해는 결혼해야겠다고 생각은 하시고 있지만 그게 언제나 될지는 부모님들도 확답을 주지 못하고 계시는 걸 난 잘 알고 있다. 우리 부모님도 내 여자친구도 “우리둘이 한 집 살기 프로젝트(한/살 프로젝트)”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전에 여자친구와의 1500일을 깜빡해 버린 ray님의 블로그에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이제와서 보니 참 부끄럽기 그지 없다.
나는 과연 내 여자친구의 마음에 그리고 우리 부모님의 마음에 얼마만큼 몸을 담그고 이해를 하려고 하는가 하는 고민 때문에...
“참 말은 쉽다.”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전화를 들었다.
‘Who knows how long I've loved you? You know I love you still~♬’
경쾌한 리듬의 통화연결음을 들으면서 내가 잠을 깨는 지도 모르겠다.
“잘 잤어?” ^0^
“..” -_-
“벌써 8시가 한참 넘었는데.. 일어나야죠?” ^0^
“나 어제 4시까지 못 잤어.” -_-
“그래? 잠 안 오면 오빠한테 전화하지 그랬어?” -_-;;
“문자 보냈잖아.” ㅜ.ㅜ
“미안! 못 듣고 잤나 봐.” -_-;;;;
“..” -_-
“알았어. 5분 있다 다시 전화해줄게 조금 더 자요.” -_-;;
냉큼 통화모드의 휴대폰은 문자확인모드로 변환하여 내용을 확인했다.
“왜 이렇게 잠이 안 오는지 모르겠어. 심란해서 그런가 봐. 기냥 그래.”
보낸 시각 새벽 2시 13분 --;
평소 자다가도 문자 오는 소리에 깰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운 내가 어제는 간만에 푸욱 자버린 것이다. 나는 잠많은 잠팅이가 잠을 왜 못 잤는지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당장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깨워서 출근시키는 수 밖에.
보통 출근해서 밤새 쌓여 있는 스팸메일들과 정보성 메일들을 가려내고 클라이언트로부터 받은 메일들 중에서 오늘 일과에서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나서 개인적인 메일을 확인하는 순서로 업무를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어느 메일 보다 여자친구의 메일이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제목 : 불면의 밤
보낸이 : 여자친구
보낸시각 : 2005-02-02 03:06
내용은 짐작했던 대로 어젯밤 통화내용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 잠이 오지 않는다.
자기도 나를 조금 더 이해를 하려고 노력할 테니, 나에게도 그런 노력을 함께 해주면 좋겠다.
여자친구는 나와 띠동갑이다. 12살이 어리거나, 많지도 않다. 주위에서 전문용어로 “동갑내기”라고 말해주지만 난 그냥 우리를 띠동갑이라고 부른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분명 띠동갑이 맞기 때문에...
2005년 들어 우리는 나란히 20대의 아홉 수를 살짝 넘어버린 스물 열 살이 되어 이제는 20대 후반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고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나이란 넘 앞에서 여자는 왜 그리 약해지는지...
물론 여자친구의 고민이 단순히 나이가 드는 걸 걱정하는 건 아니다. 내가 나이만 많이 먹었지 아직 준비를 해 두지 못해서 올해로 계획을 세워두었던 “우리둘이 한 집 살기 프로젝트(한/살 프로젝트)”의 실행 여부가 확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나의 결단력이 부족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도 빨리 결혼을 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난 아직 대학교 졸업도 하지 못했고, 취업한지는 아직 1년도 되지 않아 모아둔 돈이 조금(?) 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프로젝트에는 진행비라는 게 따르게 마련인데, 이 진행비가 넉넉하게 책정이 되면 프로젝트 진행은 순풍 받은 배처럼 잘 나아갈 수가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참 난감한 일이 여러 가지이다. “우리둘이 한 집 살기 프로젝트(한/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점심 저녁값을 최대한 아끼면서 매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고는 있지만 우리 부모님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이는 서울에서 작은 방 한 칸 얻는 것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집안 사정을 전혀 모르는 내가 아닌지라 집에다가 딱 부러지게 말을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자친구도 멀리 대구까지 인사를 다녀왔고 올해는 결혼해야겠다고 생각은 하시고 있지만 그게 언제나 될지는 부모님들도 확답을 주지 못하고 계시는 걸 난 잘 알고 있다. 우리 부모님도 내 여자친구도 “우리둘이 한 집 살기 프로젝트(한/살 프로젝트)”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전에 여자친구와의 1500일을 깜빡해 버린 ray님의 블로그에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이제와서 보니 참 부끄럽기 그지 없다.
나는 과연 내 여자친구의 마음에 그리고 우리 부모님의 마음에 얼마만큼 몸을 담그고 이해를 하려고 하는가 하는 고민 때문에...
“참 말은 쉽다.”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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