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7월 어느 날, 기온이 조금씩 올라 가벼운 산책에도 등에서 땀이 흘러 속옷을 살짝 적실 정도로 여름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어.

반복되는 야근에 지쳐있었지만 그 날은 왠지 중랑천 변을 따라 걸으며 땀을 흘려 내고 싶었던 것 같아. 가볍게 시작한 산책은 귀를 통해 들리는 빠른 비트의 최신 가요에 맞춰 가벼운 달리기로 이어졌어.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

그때부터 퇴근 후 저녁 시간과 출근 전 이른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거의 매일 5km 가까운 거리를 걷거나 뛰면서 이어폰으로 들리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어. 그렇게 5개월 동안 500km를 달리는 동안 야근에 지쳐있던 몸에 군살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어. 허릿살이 줄어들고, 대신 허벅지와 종아리에 근육이 생기기 시작했어.

지난 30개월의 달리기 기록을 모아둔 NIKE+ 프로필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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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겨울을 보내고 다음 해 봄이 찾아왔을 때 좀 더 색다른 도전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스케이트보드를 무작정 질렀어. 중학교 때 처음 타기 시작해서 대학교 때 잠깐씩 타긴 했지만, 10년 만에 보드에 발을 올리긴 쉽지 않았어. 그 사이 베어링 기술을 더 좋아져서 보드는 더 빨리 달리는데, 몸은 의욕만 앞서고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중년의 아저씨 몸이 되어있었거든. 그래도 땅을 박차고 달릴 때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감과 오랜만에 전신을 움직이며 보드 위에서 느껴보는 균형감이 업무의 스트레스를 잊게 해줬기 때문에 참 열심히 탔던 것 같아. 그러는 동안 체력도 많이 길러지고 스트레스에 내성도 강해진 것 같아.

하루 10시간 이상 모니터를 마주하고 씨름을 하고 있다면, 잠깐 컴퓨터를 끄고 가벼운 산책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산책이 달리기나 싸이클링 아니면 스케이트보드 등 건강을 위해 또 다른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걸 느껴 보길바래. 아 참! 지금 겨울이네. 의욕이 앞선다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간 차가운 바람에 감기를 만나 운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접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 가까운 실내 체육관이나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보길 바래. 각자 자신에게 맞는 운동 방법은 다르니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가는 과정도 재미있을 거야.

아래는 웹툰에서 봤던 미생의 한 대사인데, 최근 드라마에서도 보면서 가슴에 와 닿았던 한 부분이야.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네가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귀가 더딘 이유,
모두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이란 외피의 구호밖에 안 돼.

미생 중에서...

파도를 닮은 내 7번째 보드(오른쪽)와 출퇴근용 귀여운 8번째 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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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E BANTAM CLEAR 미니 크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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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스케이트보드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연락줘. 내 보드 한 번씩 타보면서 보드가 적성에 잘 맞는지, 어떤 스타일의 보드가 잘 어울리는지 등의 조언은 해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