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부터 자발적인 실업상태로 지내고 있어 간만에 봉순씨랑 지우를 데리고 고향인 대구에 다녀왔다.

2008년의 시작을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여유(?)있게 시작하는 것 같아서 부모님들은 내심 걱정하시는 듯 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블로그 통해서 사진, 동영상으로 보던 지우를 안아주실 수 있어서 좋아하시는 듯 했다.

자발적인 실업상태를 즐기며 좋은 점과 나쁜 점들을 몇 가지씩 생각해 보았다.

우선 좋은 점

1. 가족 대 화합
그간 바쁜 프로젝트 진행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엄마만 찾던 지우가 아빠도 찾게 되었다. 지우 보느라 하루 2끼 챙겨먹기 힘들었던 봉순씨도 꼬박꼬박 밥을 잘 챙겨 먹을 수 있게 되었다.

2. 만성피로 해소
왕복 3시간의 장거리 출퇴근으로 쌓여있었던 만성피로가 말끔히 사라졌다. 부족했던 잠도 푸욱 자고, 따뜻한 집밥을 먹게 되니 보약이 따로 없다.

3. 독서시간 확대
틈틈이 서점 및 도서관을 들러서 그간 자주 읽지 못하던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엔 태우님의 미코노미를 구입해서 읽고 있는데 태우님의 수고가 책장 사이마다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점도 있다.

1. 게으름 병 재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할 일이 없으니, 기상시간은 실업상태 이전과 비슷한데, 일어났다가 다시 자는 일이 늘었다. 겨울이라 밤이 길어서일까 하루가 짧다.

2. 인터넷 서핑 시간 단축
사무실에선 일이 조금 한가해진 틈을 타서 RSS리더에 등록된 다양한 블로거들의 포스팅을 읽거나 새로 오픈한 서비스 등을 돌아다니면서 공부도 하면서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온라인 상태로 지냈다. 하지만 실업상태 이후엔 와이프랑 인터넷 쇼핑을 즐기거나 신간 책 정보를 검색하는 정도 외에는 대부분 오프라인 상태로 지내고 있다.

3. 온라인 인맥 약화
오프라인 상태가 길어지다 보니 미투데이, 메신저 등을 통해서 다양하게 쌓아온 온라인 친구들과의 소통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부분 블로그를 통해서 간간히 소식을 남기고 태그를 찍는 날부터 다시 열심히 친구들에게 안부를 날리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