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Mac?
고기도 썰어본 놈이 썬다고, 고급 레스토랑에 멋진 양식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지만 막상 처음 가보는 모험을 혼자 하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 손을 잡고 이끌어 주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동경의 대상으로 밖에 남을 수 없는 것처럼 Apple에 대한 Mac O/S에 대한 나의 동경이 그랬다.
그렇게 나에게 Apple은 늘 동경의 대상이며, 가보지 못한 고급 레스토랑의 고기일거로만 알았는데, PC사랑에서 도움을 받아 Apple의 Mac Mini와 그 안에 담겨있는 주옥 같은 소프트웨어를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니, 이 조그만 찬합이 컴퓨터라구?
Mac Book은 가끔씩 커피전문점 창가나, 도서관에서 볼 수가 있었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Windows를 설치해 사용하는 Macdows 사용자였다.) Mac Mini를 실물로 본 건 사실 처음이었다. 홈페이지에서 이미지로 볼때의 그 느낌 그대로였다. 그다지 손이 크지 않은 내 한 손으로 들기에도 부담이 없는 무게와 크기의 작은 네모 박스. 와이프는 Mac Mini를 보고 소풍용 도시락 찬합이 생각이 난다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면 또 그렇다. 매끈하게 잘 코딩 된 뚜겅엔 심플한 사과 문양을 넣은 귀여운 찬합 그게 Mac Mini의 첫인상이다. 자~ 이제 Mac Mini를 돌려봐야 하는데……
스타일 지켜주지 못해 미안 PC용 마우스와 키보드 밖에 없어서
모니터는 기존에 사용하던 LCD모니터를 사용하면 되겠는데, 마우스와 키보드를 지원받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PC사랑에 연락을 해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추가로 지원받을 수는 없을까 물었더니, 집에서 사용하는 PC용으로도 구동이 가능하단다. 그렇구나, 모양만 달랐지 어차피 컴퓨터는 컴퓨터니까. 집에 있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잠깐, 예전 PC에 사용하던 PS/2 방식의 키보드를 꽂을 구멍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맥은 USB로 된 인터페이스만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쇼핑몰에서 미뤄왔던 키보드 지름신을 불러내고야 말았다. 그래서 이틀을 박스만 열었다 닫았다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키보드 없이 맥미니를 부팅해볼까도 했지만, 대여받아 테스트하면서 고장이라도 생기면…… 그냥 이틀을 기다려서 시작하기로 했다.
USB 키보드가 배달되어오고 드디어 부팅시작
기다리던 UBS 키보드가 배달되어 왔다. UBS마우스와, LCD 모니터를 연결하고 전원까지 모두 연결을 마무리했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맥미니 때문에 키보드도 샀건만 정작 맥미니가 Apple이 아닌 건 거들떠 보기도 싫어 라며 거부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전원을 넣고 부팅을 시작하자 경쾌한 맥의 부팅 징글이 들려왔다. USB 마우스는 별 무리 없이 적응하는지 바로 마우스 포인터가 화면에 나타났고, 몇 가지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몇 단계를 더 거치자 키보드를 확인하는 단계가 나왔다. 왼쪽 Shift키 옆의 z(ㅋ)와 오른쪽 Shift키 옆의 /(?)를 두 번 클릭하는 것 만으로 맥미니의 PC용 키보드 적응은 완료된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맥을 처음 사용하는 나는 Option, Command, Caps Lock 키를 찾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 말은 화면을 캡쳐하기 위한 키를 찾기까지도 하루가 꼬박 걸렸다. 나름 IT제품에 적응력이 빠르다 생각했는데…… 좌절이었다.
MAC O/S X 화면 적응 하기
말씀으로만 많이 들었던 MAC O/S를 직접 구동하게 되다니…… 우선 눈을 아프게 하는 이 채도 무지 높은 색상부터 조절을 해봐야겠다. 기본적으로 애플은 DVI방식으로 모니터에 연결이 되는데, 나 같은 PC용 LCD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해 DVI를 VGA방식으로 변환하는 컨버터를 기본 내장하고 있다. 이 차이로 색상이 조금 차이가 났던 것 같다. 채도를 낮추고, 화면 밝기를 밝게 했더니, PC에서 보던 것 보다 더 화사한 색상을 모니터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무늬의 바탕화면도 변경해 보고, 모니터 아래쪽에 Dock 부분도 크기를 조절해보고 확대 기능도 넣어보았다. 화면만 바꿔본 것뿐인데도 벌써 Mac O/S에 적응이 끝난 것 같이 느껴졌다.
이 작은 리모컨으론 뭐 하는 거야?
MAC O/S에 빠져 이틀을 보냈다. 이것저것 프로그램도 실행해보고, 화면도 바꿔보고 하면서 Mac O/S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이제 적응이 좀 되자 와이프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이것 저것 PC와는 다른 기능이라던지 화사한 화면 디스플레이, 그리고 Windows에선 볼 수 없는 기능들까지를 자랑하고 있다. 와이프도 영화를 이걸로 보면 좋겠다고 하고 iPhoto를 이용해서 백일을 한달여 앞두고 있는 지우 사진을 수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던 와중에 와이프가 Mac Mini박스에서 채 뜯지 않은 작은 리모컨 하나를 꺼냈다. “이건 뭐 하는 거야?” 와이프 질문은 귓등으로 들으며 iPhoto의 이런저런 수정 기능을 통해 지우의 사진을 편집하고 있었다. 그런데 화면이 갑자기 뒤로 돌아가더니, 음악, 사진, DVD, 비디오라는 커다란 아이콘과 텍스트가 화면을 가득 채워 버렸다. 사진을 선택하고 몇번 더 메뉴를 클릭했더니 아이팟의 UI처럼 화면이 옆으로 몇 번 돌아가며 메뉴를 선택하더니, Mac Mini안에 저장해둔 지우의 사진들이 배경음악과 함께 슬라이드 되면서 보여지는 게 아닌가? “아~ 이 리모컨이 이런 역할을 하는 구나? 재밌다.” 와이프가 뒤에서 리모컨을 이용해 Mac의 숨겨진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누구나 이용이 간단한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만들었는데, 난 너무 PC라는 제한적인 부분만을 생각하며 Mac O/S에 접근하려 했던 게 아닌가?
맥미니 리뷰는 계속 됩니다.
다음편은 iLife '08 사용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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