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독서모임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독서 모임이 있다. 여느 웹에이젼시가 그렇겠지만 우리도 클라이언트들이 출근하는 시간부터는 일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독서모임은 아침 일찍 업무가 시작하기 전에 갖는 걸 원칙으로 한다. 야근이나 휴가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 모임에는 꼭 참석을 해야 한다.

2004년 연말, 1월 독서모임에서 토론할 도서를 추천 해달라는 메일을 받고는 이 책을 추천했다. 이틀 뒤, 추천인에 내 이름이 들어간 회사 공지메일이 발송 되었다. 이 책은 사실 2005년에 제일 먼저 읽어야 겠다고 생각해 오던 책이라 독서모임을 위해서 불필요한 책을 사지 않기 위해서 내가 먼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추천을 한 것이다.

‘괜한 짓을 한 거 아닌가?’ ‘책이 재미없다면 어쩌냐?’ 했는데 기우였다는 걸 알고 얼마나 다행이던지... 다들 A4용지에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또박또박 잘 발표를 해 주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안철수씨의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책은 크게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처세술에서부터 현재 한국의 IT 산업을 내다보는 관점, 그리고 앞으로 한국의 IT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짧은 칼럼들이 여러 편 묶여있다. 독서감상문을 쓰는 건 학창시절부터 싫어하는 터라 자세한 내용은 책을 직접 사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인상깊은 한 대목만 소개한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 때 하노이 포로 수용소에 수감된 많은 병사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낸 전쟁영웅인데 전쟁 중에서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낙관주의자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었다. 낙관주의자들은 다음에는 나가겠지? 나가겠지? 하다가 매번 좌절하고 의기 소침해지는데 반해, 현실주의자들은 언젠가는 여길 나간다 하지만 그게 이번은 아니다. 라고 낙관적인 믿음을 믿돼 냉혹한 현실을 직시한 현실주의자들이 더 오래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동시에 지녀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회의가 마무리 될 쯤에 안철수씨의 리더십을 바라보는 중간 간부로 이사님께 한 말씀 드렸더니 이런 말씀 해주셨다.

이제 40대인 이사님께서는 30대까지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말을 믿었는데, 이제는 바뀌었다고 하셨다. 나이가 들고 다시 보니 ‘책은 스스로 그 주인을 찾는다.’ 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같은 책을 읽어서 그 책이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 책이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은 책이 그 주인을 잘 찾은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책이 스스로 주인을 찾는다..

과연 나를 찾아줄 책들은 어디에 또 있을까?
내일은 나를 찾아줄 책들을 찾아서 교보문고에 가야겠다.